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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친환경인줄 알았는데...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09. 5. 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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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양군, 영덕군 사이에 걸쳐져 있는 맹동산, 그곳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풍력발전 단지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이었습니다. 누가봐도 뭔가 좀 어색한 그런 상황이었죠. 친환경이라고 불리는 풍력발전이 완전 해환경이 되고 있었습니다.



낙동정맥 줄기의 정수리를 다 날려버리다.

독경산, 맹동산,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이 줄기는, 태백에서 부터 갈라져 나온 낙동정맥의 핵심구역입니다. '맥'이라고 붙여진 것에는 '맥'이 흐르지요. 흔히 교가에 들어가는 'XX산의 정기'가 그것입니다. 과거 일본인들은 그 정기를 끊기 위해서 전국 방방곡곡 쇠말뚝을 박기도 했습니다. '그런 미신~ '이라고 치부해 버리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수맥'때문에 고생해보신 분이라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대강 아실겁니다.

그런 정맥의 정수리들을 다 날려버렸습니다. 물론 풍력발전기를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높은 곳에 들어서는 것이 당연할 것이겠으나, 굳이 쳐내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도 잘라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심지어 '맹동산' 봉우리를 통째로... 아니 완전 반토막을 내버렸습니다. 어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는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정상을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소 신성시 여기는 돌탑도 정상에 쌓고, 각종 기념비도 세우지요. 지리산 천왕봉 같은 경우에는 우리 민족의 기상이 시작되었다는 비석까지 있습니다.

>> 맹동산 표지목 바로 넘어가 아예 잘려나간 부분입니다. 참으로 황당하지 않습니까??


산 위에다 활주로??

엄청난 넓이의 도로가 생겼습니다. 이곳은 원래 일부 농로가 있었고, 나머지 등산로였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활주로 수준입니다. 자재를 운반하는데 필요한 노폭이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크기가 비슷한 대관령의 풍력단지를 생각해볼 때, 좀 넓지않나 하는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관련자료를 살펴보니 3~5m 폭의 농로, 임도를 설치하게 되어있는데 실제로는 8m 정도는 기본이고 10m를 훌쩍 넘는 곳도 있었습니다.

>> 비교할만한 사물을 두고 찍었어야 했는데... 이 넓이가 엄청납니다.



녹지자연도 8등급지역, 생태자연도 1등급지역을 다 날리다니.. T.T

이곳은 낙동정맥의 줄기이며 또한 생태계 보전이 아주 우수한 지역입니다. 환경부에서 녹지자연도 8등급,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분류해놓은 곳이지요. 녹지자연도 8등급이면, 원시림은 아니지만... 원시림 이외 최고등급의 수준입니다. 생태자연도 1급도 마찬가지구요. 더군다나 이곳은 해발 6~800m 사이에 위치하고 연중 세찬바람이 몰아칩니다. (그래서 풍력발전기가 들어왔겠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란 매우 귀중한 생명들이죠. 풍력발전기를 설치해야 했다면 피해를 최소화 하며 공사를 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 초록색으로 된 부분이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입니다. 영덕군과 영양군을 가르는 경계에 발전기들이 세워졌습니다.

>> 좋은 숲이고 뭐고 없습니다. 그냥!!


컥!! 멸종위기종을 아무생각 없이 다 파버리다니!!

'노랑무늬붓꽃' 이라고 정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 식물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너무 너무 이쁜 꽃이지요. 물론 이쁘다고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것은 아니지만, 멸종단계에 있는 소중한 생명이므로 '법'으로 보호하자는 뜻으로 지정해 놓은 겁니다. 그런 법을 싸그리 무시하고 다 파버렸습니다.

원래 그런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다면 대체서식지를 마련한 다음에, 다 이식을 시켜야 했지요. (그 전에 여러가지 상황을 따져봐야 하지만) 그런데 여긴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사전환경성검토 단계에서 다 빼버린 듯 하더군요. 그 돈 조금 아낀다고 그랬을걸 생각하니... T.T

>> 맹동산 정상이 날아가고 난 후, 남은 부분에서 발견된 노랑무늬 붓꽃입니다. 현지주민 말로는 날아간 정상에 더 많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곳도 수백 수천개체는 살아있는 대규모의 군락지였습니다.


이외에 상황이 몇가지 더 있습니다. 오늘은 이 까지만 하고 다음 편으로 미루겠습니다. 정말 정말 친환경인줄 알았던 이 풍력발전사업이 너무나 어처구니 없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울화통이 터졌습니다. 돈 한푼 아끼자고 그보다 훨씬 더 가치를 지니고 있는 숲을 싹둑 싹둑 잘라버리고, 심지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식물도 아무생각없이 다 베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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