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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를 뽑으려면 이렇게 뽑아라!!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09. 4. 1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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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이명박 대통령께서 영암군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문제삼았던 '전봇대' 사건이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는 '5시간이면 뽑힐 전봇대를 몇년이나 미루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대서특필 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쉽을 치켜세웠었죠. 그러나 알고보니 그 전봇대가 아니라 다른 전봇대였고, 현지에서 불편을 얘기했던 사람들의 '전봇대'는 대불공단에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수백개의 전봇대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5시간만에 해결할 수 없으며 몇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었죠. 예산만해도 몇천억이 드는 큰 사업이었습니다.

몇일전에도 전봇대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정말로 칭찬하고 싶은 사건이죠.

다들 순천만을 아실겁니다. 해가지는 갯벌이 매우매우 유명하죠. 그곳을 방문한 사람도 많을 것이고, 사진을 본 사람은 더 많을 것입니다. 사진만 봐도 반하는 걸 보니 현장을 가본다면 감동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겠죠?

순천만에서 또 유명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두루미' 입니다. 흔히 말하는 '학'이지요. 북쪽 시베리아 일대에서 지내다가 겨울이 되면 한국이나 중국 일본에 찾아옵니다. 문화재청 소개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1600마리정도의 두루미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 두루미 네트워크' 자료에 의하면 08년 말부터 09년 초까지 3~400여 마리의 두루미가 순천만에서 겨울을 보냈다고 합니다. 주로 흑두루미와 검은목두루미 입니다.
 
>> 강원도 철원의 두루미들


천연기념물 20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멸종위기종으로도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 말은 조금만 더 못살게 굴었다가는 지구상에서 그들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땅을 걸어다니는 포유류들은 많은 종이 사라졌지만 그나마 하늘을 나는 새들은 다행이게도 비교적 많이 살아남았습니다. 그런데 두루미처럼 '입맛' 까다롭고, 덩치가 큰 개체들은 인간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주로 습지에서 살고, 몸 길이가 약 140cm에 이릅니다.

두루미의 개체수가 계속 감소되는 원인을 살펴보니 습지 주변의 전봇대가 큰 원인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물론 서식지를 아예 파괴해버리는 인간의 개발행위가 제일 크죠) 머리를 다치거나 다리나 날개가 부러지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다치고 나면 속수무책으로 죽는 수 밖에 없겠죠. 전봇대를 구성하는 전기줄 중 얇은 선이 있는데 두루미에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아 그냥 치고 지나간다고 하네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순천에서 순천만에 있는 전봇대 282개를 뽑는다고 합니다!! 2010년까지 다 뽑거나 지중화를 한다고 하네요. 순천만에서의 전기사용은 한해 딱 한차례 열흘정도만 썼답니다. 봄철 논에 물을 대기위해 돌렸던 양수기를 위해서지요. 그래서 전봇대를 제거한 이후에는 전기를 쓸 때, 그러니까 양수기를 돌릴 때 순천시에서 지원하기로 했답니다. 참으로 훌륭하지요.

대부분의 대규모 사업들이 인간들을 위한 사업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정말로 두루미를 위한 사업이 되겠네요. 또한 인간을 위한 사업이기도 하구요. 두루두루 잘 살 수 있는 그런 사업이죠. 요즘에는 참 '말 많은' 사업들이 많이 시행됩니다. 최근 것만 예를 들어봐도, '경인운하', '4대강 살리기 사업'(대운하죠), '자연공원법 개정' 및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등등 말하면 입아플 정도죠. 이런 것들은 다른 생물들은 아예 생각도 안하고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모여 회의를 한 후 건의를 해봐도 무시하고 계속 추진합니다.

순천시장은 좀 다른 사람인가 봅니다. 이 전봇대 문제를 주요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제기해 왔거든요. 아직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그런데 순천시장은 그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282개에 이르는 전봇대를 뽑아버리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순천시장님! 정말 잘 하셨습니다!! 짝짝~~ ^^

>> 전봇대 뽑기 행사장입니다.

 
>> 행사장 앞 가짜 두루미들이 참석했습니다. 진짜 두루미가 참석했더라면... ^^a

 
>> 와우!! 전봇대를 정말 뽑습니다. 뒷편 멀리에 전봇대들 보이시죠?? 뽑힙니다!! 캬캬~~
>>순천시장님 등 두루미 관계자? 분들께서 올라가 전선을 끊으며 행사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 축하의 잔치가 벌어집니다. 두루미 퍼포먼스... -.-a

 
>> 두루미가 많이 찾아오는 갈대밭입니다.


2007년에 순천에서 거둬들인 관광수입은 생태관광과 갈대축제를 합치면 무려 972억 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상상이 가십니까? 이제는 결론이 나온 것입니다. 야생동물사냥대회(순환수렵장 제도)를 한다거나 아름다운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거나 하는 것보다 자연을 그대로...정말 자연 그대로 두어 관광객을 유치하면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야생동물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하핫, 제가 매번 환경관련 포스팅을 할 때마다 부정적인 내용의 글 밖에 없었는데... 기분이 좋네요.

** 두루미에 이렇게 관심이 큰 이유는, 내륙 담수 습지와 하천, 논, 하구 및 해안 갯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습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습지를 대표하는 깃대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크고 습지의 건강성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생존 개체수가 적어 모두 멸종위기 1급과 2급이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촬영한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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