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들을 다 꺼냈다.


얽히고 설킨데다 습기까지 머금은 볏짚을 끌어내는건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최대한 위-아래 순서를 바꾸어 다시 쌓았다.



밭에 쓸 퇴비로 낙엽+볏짚+깻묵+삭힌 오줌을 버무려 놨습니다. 제대로 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대로'라는게 있는지도 모르겠구요. 


아무튼 퇴비는 신선한 공기를 가끔 쐬어야 한다더군요. '며칠'에 한번씩 뒤집어 주는게 좋다고 하는데 그 며칠이 며칠인지 모르겠네요. 지난주에 마지막으로 젖은 볏짚을 덮었었는데요.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으니 한 번 뒤집어주어야지 하고 밭에 갔습니다. 


퇴비를 쌓으며 한가지 놓친것이 있는데요. 볏짚을 잘라주지 않고 그대로 넣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긴 볏짚이 그대로 쌓여있어 삭고 있는건지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뒤집기 시작하니 이젠 향긋한 깨냄새는 온데간데 없고 약간 쿰쿰한 냄새가 풍깁니다. 모양도 아직 그대로구요. 그런데 한 반쯤 꺼내고 나니 김이 올라오고 온기가 훅 오는게 아닙니까. 안쪽에서는 나름대로 삭고 있었던 겁니다. 신선한 공기를 맞춰야 한다지만 뭔가 약간 아쉬운 느낌은 뭘까요. 


유심히 살펴보니 삭고 있는 부분은 습기가 많았습니다. 아직 모양이 그대로인 부분은 습기가 거의 없었구요. 이 때 두가지가 스쳤는데, '퇴비장에 반드시 지붕을 씌워야 할 필요는 없겠구나' 하는 것과 '물을 자주 뿌려줘야하겠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볏짚이 얽히고 설켜있어 여간 힘든게 아니더군요. 그럼에도 거의 마지막까지 끄집어낸 다음에 최대한 순서를 바꾸어 다시 쌓았습니다. 


이들이 언제쯤 '흙 처럼' 될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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