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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텃밭] 마늘, 텃밭의 첫 주인이 되다

농사짓기

by 채색 2012. 11. 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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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은 블로거를 힘나게 합니다








시장에서 사 온 마늘들 중 좋은 것들을 골랐다. 그리고 쪼갰다.




이것만으로 씨마늘 준비가 끝이다. 마늘은 세포가 분열하듯이 땅 속에서 분신하듯 늘어난다.




5cm 가량 땅을 파고, 대강의 폭으로 심었다.




흙도 잘 덮어주고,




물을 줘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됐지만, 물을 주었다. 비도 오니까 말이다.




며칠 전 파를 다듬고 남은 파껍질들을 덮어주었다. 일종의 '멀칭'이다. 내년 봄까지 이들이 마늘을 보호해 줄 것이다.



상자텃밭을 마련해 두고 여러날을 그냥 보냈습니다. 

그러다 장날 장보러 갔다가 문득 '마늘을 심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마늘은 그대로 심어도 번식을 하기 때문이죠. 저희 입장에서는 간단해 보였습니다.

다만, 가을에 심으면 겨울을 난 뒤 내년 봄에 싹을 틔울 것이기에 기다리는건 좀 지겹겠죠.


장날에 나가면 여러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텃밭에서 가져온 채소들을 팝니다.

다른 곳에서 도매로 사 온 것을 가져와 파는 분들도 역시 계십니다.

저희들이 원하는건 이 지역에서 나온 마늘을 구하는 것이었죠. 


우리가 구분하는 방법으로 쓴 것은 마늘이 묶여있는 끈이었습니다. 

'신토불이'라고 적힌 철사가 들어있는 끈은 보통 상품으로 나오는 것이고,

볏짚으로 묶여있는 것은 텃밭에서 나온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슈퍼 상품처럼 철사로 묶여있더라도 텃밭에서 가져왔을 수도 있지만,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볏짚으로 묶여 있는건 여지가 없죠.


튼튼하고 실한 마늘을 찾아보았습니다. 

시골 5일장이어서 좋지 않은 마늘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적당한 할머니에게서 사면 그만이었죠. 


다만, 너무 큰 묶음으로 파는 것이 부담이었습니다.

텃밭에 심을 몇 개만 사면 되는 것을 한 단이나 사는게...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조금만 파시면 안되요?" 

"뭐하게?"

"텃밭에다가 심을건데요. 그렇게 많이는 필요없을거 같아서요."

"이건 그늘에만 놔뚜삐면 안상하니더. 남은건 그냥 무면 되지~"


그랬습니다. 많이 사더라도 마늘은 언제 먹어도 먹습니다.

게다가 씨마늘로 쓸 수 있는 마늘을 따로 챙겨놓으신 할머니, 우리가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나 봅니다.

가격은 한 단에 무려 7,000이나 했습니다. 예상보다는 비쌌죠. 

할머니는 우리의 반응을 읽었는지, '요새 가격이 많이 올랐니더..', '비싸긴 비싸제...' 같은 말씀을 작게 작게 하셨습니다.


마늘을 사서 가져온 뒤로도 몇 날을 그냥 보냈습니다.

이건 순전히 '귀차니즘' 때문이었죠. 

어느날 유하가 "오늘 마늘 심자"고 했죠. 물론 그 말도 여러번 했었습니다.


마늘을 골랐습니다. 대부분 비슷해 따로 골라야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적당한 것을 쪼개어 냈습니다. 종자용으로 사 온 것 이외에도 큰 마늘도 있었습니다.

순간 실험정신이 움직여 큰 마늘과 종자용 마늘을 동시에 심어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던거죠. 


가장 끝에 있는 텃밭상자를 5cm 정도 깊이로 판 뒤 한 줄 한 줄 심었습니다.

한 줄에 여섯 개 씩 총 16개를 심었습니다. 두 줄은 큰 마늘, 한 줄은 종자용 작은 마늘. 

(텃밭 백과에는 크고 튼실한 걸 심으라고는 했습니다만)


그리고 그 위를 파 껍질들로 덮었습니다. 며칠 전 파를 다듬으며 생겨난 것들이죠.

보통의 밭에서도 낙엽이나 볏짚 같은 걸로 덮어주기도 하거든요. 흔히 '멀칭'이라고 하죠. 

어설퍼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아마 이 마늘들이 다 자라게 되면 4~5배로 불어나겠죠? 아마 대단히 신기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심은 마늘들은 겨울은 그냥 보내게 될테고, 이듬해 봄에 싹을 볼 수 있겠죠?

비교적 따뜻한 베란다여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마늘들아~ 잘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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