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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어디서 구할까 고민이 많았다. 결국 작은 도로 옆 산 비탈에서 퍼 왔다. -.-




포대자루를 파는 곳에서 가장 좋은 포대를 사 가지고 갔다. 가격이 무려 개당 700원. 오래오래 써야겠다.




최대한 잘 썩은 부분을 파 냈다. 그만큼 유기물이 많기 때문이다. 




포대자루 총 5개를 각 1/5정도 씩만 채워서 옮겼다. 그래도 어찌나 무거운지!




집까지 잘 운반해 상자텃밭에 부었다. 뿌듯 뿌듯~




그리고 잘 다져주었다. 




나뭇잎과 기타 부스러기들을 골라내지 않았다. 썩는데 오래걸리긴 하겠지만 모두가 거름이기 때문이다.



상자를 구한 다음에는 당연히? 흙을 구하는게 문제였습니다. 

사는 곳이 서울이나 부산같은 대도시였다면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을텐데

지금 있는 곳이 시골이어서 대도시보다는 훨씬 쉽습니다.


문제는 어떤 흙을 구하느냐겠죠. 


저희가 사는 집 주변으로 밭이 많습니다. 양 옆은 산비탈이죠.

밭은 개인 소유라 함부로 건들였다간 큰일나죠. 게다가 농사를 잘 짓기 위해 큰 돈을 들여 흙을 채우는 경우가 많거든요. 

안타깝게도 주변의 산은 나무들이 모두 소나무입니다. 흙이 거칠고 척박합니다. 

소나무 숲의 흙을 퍼와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긴한데.. 그래도 좀 더 '좋은'흙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는 울창한 활엽수림을 그려보았죠. 

오래되고 울창한 숲 아래의 기름진 흙을 말이에요. 

그런 흙이라면 한동안 비료를 주지 않고서도 채소들이 잘 자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도시에서 하게 된다면 비료는 필수요소겠지만, 시골에서는 반드시 필수는 아닌거죠. 

숲이 잘 삭혀둔 흙만 구한다면! 흔히들 부엽토라고 부르죠. 낙엽이 쌓이고 쌓여 부식된, 영양이 풍부한 흙입니다.


어디가면 그런 흙을 구할 수 있을지 그려보았습니다.

얼마전에 다녀왔던 청량산? 아니면 멀리 바라보이는 백두대간? 그 아래 부석사 주변?

아쉽게도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곳은 대부분 거리가 꽤나 됐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구하고 싶었죠.

고민을 관두고, 포터를 끌고 천천히 길을 나섰습니다. 길 가에서 보이는 활엽수림을 찾는게 임무였죠.


주행거리가 1km, 2km 더해갈 수록 불안해졌습니다. 

간단히 상자텃밭하자고 흙을 구하는게 너무 큰 일이 되는게 아닌가 싶었죠.

평소에도 차를 타는게 못마땅한데 '친환경'하자며 흙구하러간게 '반환경'이 되는 것 같아서 말이죠. ㅠㅠ 


여튼, 주변은 온통 소나무 산이었습니다. 거의가 수령이 3~40년정도의 나무들이죠. 

일제시대와 전쟁을 겪으며 우리나라 산들이 다 벌거숭이가 된 뒤 특별한 산림정책을 통해 심어진 것들입니다.

기름지게 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테죠. 


10km를 달리니 어느 정자 주변으로 울창한 활엽수림이 보였습니다. 

'어? 저기다'하며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정자 입구에 차가 한 대 떡하니 서 있는게 아닙니까.

저희 차를 세울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그곳은 불합격 ㅠㅠ 


아쉬움을 토해내며 다른 장소를 찾아나섰습니다. 둘 다 더 멀리는 가지말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거기서 1km 나 더 갔을까? 좁은 도랑 옆으로 키작은 활엽수들이 늘어서 자라난게 보였습니다.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그런 울창한 숲은 아니었지만, 그 정도도 훌륭했습니다.

자연에서 흙을 빌려가는 사람들이 그리 까다로워서야 되겠습니까? ㅋ


차를 세워두고 도랑을 건넜습니다. 마침 도랑은 물이 없었습니다. 물 많은 여름철에나 흐르는 것 같더군요. 

시장에서 개당 700원 주고 산 포대자루를 들고 갔습니다. 포대는 두껍고 튼튼한 걸로 샀죠. 오랫동안 쓰려구요. 


삽으로 한 삽씩 퍼 넣는데, 어찌나 흙이 좋은지요! 물가여서 그런지 나뭇잎들이 더 잘 썩은 듯 보였습니다. 

짙은 색깔이 말해주는 것 같더군요. 다만 봉화지역 대부분의 땅이 그렇듯 모래 비슷한 흙입니다. 

흙 속에 있던 나무 뿌리들이나 나뭇잎이나 골라내지 않고 다 긁어왔습니다. 모두 거름이 될테니까요. 


포대자루 1/5정도씩만 채워서 옮겼습니다. 총 다섯자루입니다. 상자텃밭 한 개당 한 포대씩. 

1/5정도만으로도 어찌나 무거운지 자동차까지 10m정도 옮기는데 허리가 부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상자텃밭에 들어갈 흙을 다 구해왔네요. ^^


이제 씨앗을 구하고 심는 일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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