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량산에는 소위 '명물'이라 불리는 '하늘다리'가 있습니다. 기암절벽을 가로지르는 철제 구름다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고 합니다. 


청량산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이 하늘다리를 보러 높은 곳까지 올라갑니다. 제가 산을 오르는 중에 많은 사람들이 '하늘다리인지 뭔지 사람 죽이네..' 같은 넋두리를 많이 했습니다. 물론 꼭 하늘다리만을 보러 그곳에 온 건 아니었지만 하늘다리가 사람들을 끄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막상 하늘다리에 가 보니 이 다리가 꼭 필요했나 의문스러웠습니다. 보통 다리를 만드는 목적은 사람들이 다닐 목적, 즉 마을과 마을을 잇는 목적이 큽니다. 그런데 이 다리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다기보다 순수하게 관광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더군요.


그렇다면 최소한 주변의 경관과 어우러지게 만들어야 할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네팔이나 파키스탄의 히말라야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소위 '출렁다리'보다 훨씬 못했습니다. 그곳의 다리들도 철제로 되어있지만 주변과 잘 어우러집니다. 그리고 길이도 훨씬 깁니다.


물론 안전성에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크기도 커지고 철제 와이어도 두꺼운 페인트를 칠해야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변경관과 어우러지게 만들어야겠다는 노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녹색 페인트로 칠해 놓았을 뿐.


또한, 이곳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자연을 다른 곳보다 최선을 다해 보호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늘릴 것이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을 더 늘려야 하는 것이 더 우선입니다. 


이 다리는 자연훼손을 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가는 곳은 어쩔 수 없이 훼손되기 마련입니다. 식물도 동물도 사람들의 손을 타면 멀어져 버립니다. 최소한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은곳은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청량사를 지나 한시간여를 천천히 오르면 하늘다리가 나타납니다. 선학봉과 자란봉을 연결합니다. 마주보는 풍경이 청량산의 최고풍경이었겠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이 다리가 다른 곳에 없듯, 그 풍경도 다른 곳에 없는 이곳만의 것이었습니다. 




하늘다리 안내표지판입니다. 다리의 길이 90m, 폭 1.2m, 지상고 70m 라고 설명 돼 있습니다.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의 일환으로 설치됐다고 목적을 설명했습니다. 천연자연을 그대로 두었다면 더 가치가 있었을텐데, '관광'이라는 목적아래 자연은 사라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늘다리를 찾았습니다. 어떤 이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건너지 못하기도 했죠. 물론 그렇게 무서운 정도는 아닙니다. 바닥이 훤히 보이도록 설치했던 유리판은 지금은 고무를 엮은 판으로 다 바뀌었습니다. 고소증과 미끄럼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겠죠. 


다리의 이쪽 편이나 저쪽 편이나 마주보는 풍경이 장관이었습니다. 이런 기암 절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습니다. 청량산이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까닭도 이런 기암 절벽 덕분입니다만, 이렇게 볼품없는 다리 때문에 풍광은 그저 그런 상태가 돼 버렸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다리 위에서 바라본 계곡의 풍경으로 달랬습니다. 이런 다리가 없었다면 보지 못할 풍경이죠. 아름답긴 했습니다만 불편했습니다.




정상에서부터 불을 놓은 듯, 붉은 빛은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기암절벽에 기가막히게 자리잡은 나무들과 아래에서 그 나무들을 우러러 보는 듯한 나무들... 




단풍의 빛깔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볼 때마다 어찌 저렇게 다양할까 싶습니다. 




멀리의 작은 마을이 아름답습니다. 



사람들의 편의만을 위하기 보다 좀 더 자연스럽게 유지하여 사람들에게 '진짜 자연'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제한이 따를 테지만, 지금처럼 자연이 훼손되고 점점 더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사람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늘다리같은 시설들이 깊은 산 곳곳에 생겨나면 날 수록 우리는 자연과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청량산은 더없이 아름답고 또 가고싶은 산이긴 합니다만, 도립공원 다운 보호정책은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 자연이 자연 다울 수 있는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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