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좋아합니다. 채식을 시작한 뒤 가장 먼저 끊어야 했던 음식이 이들이었죠. 탕수육은 지난번에 포스팅 한 '버섯두부 탕수육'으로 보여드렸듯 집에서 만들어먹으면 됩니다. 그런데 아무리 만들어 먹을 줄 안다고 해도 결코 중국집 식 짜장면은 중국집에서만 먹을 수 있습니다.

몇년 전 뭘 잘 모르던 시절에는 간짜장을 시킨 뒤 고기와 계란(부산에는 계란을 넣지요)을 빼달라고 주문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름 채식한다며 우쭐됐었죠. 알고보니 중국집 짜장은 볶을 때 돼지기름을 많이 쓴다고 하더군요! 채식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 뒤 짜장면을 먹고싶을 땐 채식 짜파게티 (초록마을, 무공이네 등에서 판매) 만 먹을 뿐이었습니다. 이들은 일반 짜파게티랑 맛이 비슷해서 '중국집 짜장면'에 대한 갈망을 아주 조금 줄여줄 뿐입니다. 사실 장르가 다르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러던 몇 달 전 고기는 물론 돼지기름과 치킨파우더, 굴소스 같은 동물성 재료들을 일체 쓰지 않는 중국집이 있다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곳은 제가 살고 있는 곳과 매우 가까운 대학로에 있는게 아닙니까. 알고보니 잠깐 육식을 할 동안에 친구들과 동료들과 함께 찾던 맛집이었습니다. 이 집 깐풍기와 탕수육은 절정이라 장담합니다. ㅋ 





▲ 간짜장 형식으로 나온 짜장면(사진은 곱배기). 채소가 잔뜩 들어가 있다. 당근, 우엉, 호박, 양파, 청경채, 표고버섯, 감자 등 구분할 수 있는 야채만도 어마어마하다.



▲ 입 안에 쩍쩍 달라붙는 짜장면 특유의 맛! 채식을 하더라도 이곳에선 맘껏 누릴 수 있다. 



▲ 엄청난 양의 곱배기였지만 말끔히 먹었다. 짜장면에 대한 예의 아닐까. -.- 


처음 이 짜장면을 먹었을 때 느꼈던 것은... 맛있다! 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길 '중국집 짜장이 집 짜장과 다른 이유는 돼지기름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라고 하는데요. 이 짜장면은 돼지기름을 일체 쓰지 않고 만들었음에도 굉장히 맛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한층 더 수준 높은 짜장면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일반 짜장면은 첫 맛은 괜찮은 반면에 먹으면 먹을 수록 질립니다. 느끼하지요. 또한 속도 더부룩해 집니다. 먹고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지요.

명보성 채식 짜장면은 결코 그러지 않습니다. 다만 배부를 뿐 입은 계속 원하게 됩니다. 또한 고기의 질긴 질감대신 당근과 청경채 덕으로 씹히는 맛이 일품입니다. 혹자가 '얼마나' 맛있냐고 묻는다면 스스럼없이 '백배' 정도는 맛있다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짜장면을 다 먹고나서 사장님께 물었습니다. 
"여기 채식메뉴는 어떤게 있나요?"

바쁘게 돌아다니던 사장님은 저의 질문에 급 방긋 하시며 멈춰서선 친절히 대답해 주셨습니다.
"손님이 원하시는 메뉴에서 대부분 채식이 가능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채식 짜장면과 채식 짬뽕을 만듭니다."

금방 가려던 사장님께 다시 질문을 했습니다. 죄송했지만 궁금해서 말이죠.
"그럼 이런 채식메뉴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장님은 싫어하지 않으시고 또 친절히 대답했습니다.^^
"처음에는 채식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고기를 빼는 등 동물성 재료들을 빼고 만들었어요. 원하시는대로 만들어 드린거죠. 그런데 이렇게 해드리다 보니까 좀 더 자주 오더군요. 조금씩 신경을 더 썼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6,500원인데 거기에는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기가 빠진 만큼 채소를 많이 넣었습니다."

신경을 써서 만드니까 채식 동호회 같은 곳에서도 단체로 오기도 했다더군요. 당연히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났고 저같은 사람도 가게 된 것이고 마침 저희 옆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도 채식 짜장면과 짬뽕을 시켰더군요. 인터넷을 통해 명보성을 알게돼 가게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다만 가게의 인테리어가 좀 허접하긴 한데요. 음식 맛 뿐만 아니라 가게 인테리어에도 조~금만 신경을 더 쓴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겉모습으로 사람 판단하지 말라고 했던가요? 겉모습에 두려워 말고 기냥 편히 찾아가면 됩니다.ㅋ


채식 대표메뉴

채식 짜장면 (보통 6,500원, 곱배기 8,500원)
채식 짬뽕 (보통 7,000원, 곱배기 9,000원 - '빨간짬뽕','흰짬뽕' 두 종류 가능)
버섯 탕수육 (표고버섯 시세에 따라 가격달라짐. 25,000원 ~ 30,000원)


찾아가는 길


▲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출구로 나와 성균관 대학교 쪽으로 직진. 다이소가 있는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넌 뒤 우회전, 50m 정도 걸어가면 왼쪽 골목에 명보성이 있다.




 ▲ 큰 길에서 작은 골목으로 20m만 들어가면 된다. 겉모습은 허름해도 맛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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