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갔을 때입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지인과 함께 식사를 하러 나섰습니다.
그는 우리가 향하는 식당에 대해 짧막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 식당은 여름에만 해요"
"네?? 그럼 겨울철엔 안한다는 거에요??"

그랬습니다. 그 식당은 여름 한 철만 하고 겨울동안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럼 겨울엔 뭐해요??"
"사장 내외가 여행을 다닌데요. 식당에 가면 여행 때 찍은 사진들도 붙어있어요."

헐... 놀라웠습니다. 어떻게 식당을 하며 문을 닫을 수가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그런 곳은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철만 일하고 여행을 다닌다는 얘기에 부러움이 일었습니다.

"메뉴는 뭐죠?"
"노란콩국수와 검은콩국수 딱 두종류밖에 없어요."
"엥??"

사실 그 전에 맛있는 콩국수집이 있다며 함께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다른 메뉴도 있겠지 하는 생각에 물은 것인데
그 집은 오직 콩국수 하나만을 취급하지만 손님이 끊이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사무실과 멀지 않은 곳에 식당이 있었습니다. 
도착해 둘러보니 머릿속으로 떠올렸던 '여름철' 식당보다 훨씬 더 허름했습니다. 
게다가 식당이름은 '고단백 식당' 이었습니다. 헐...

때가 지난 때였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식당 모양새는 딱 학교앞 허름한 분식점 같았습니다.
방으로 된 곳에 앉아 주문을 했습니다. 
아주 간단했죠. 노란거냐 검은거냐 둘 중 하나만 선택하면 되는 거였죠.




가격 차이 때문인지 일행들은 모두 노란콩국수를 선택했습니다.
검은콩 국수는 6,000원
노란콩 국수는 5,000원
이었습니다. 저도 대세를 따라 노란콩 국수를 주문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콩국수가 나왔습니다.

"엥? 이건 꼭 고무줄 같네.."

그 말을 던지고선 함께 나온 열무김치와 함께 후르륵 했습니다.

"이건... "

얼굴을 콕 쳐박은 채 입 안으로 겨속 빨아올렸습니다. 젓가락은 열무김치와 국수, 입을 오가며 정신없어보였습니다.
배도 고프긴 했지만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식당 이름이 고단백 식당이라 그런지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금방 한그릇 뚝딱한 뒤 추가사리를 시켰습니다. 
삶는데 조금 오래걸린다는 아주머니의 말씀에도 그냥 달라고만 했습니다.
몇그릇이라도 다 잡아 넣을 수 있을 기세였기 때문입니다.





추가사리를 다 먹고 배불뚝이가 된 후에야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한 쪽 벽면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저 사진을 사장님이 찍었다는 거에요?"
"네 그래요, 저쪽도 있고 저쪽도 있어요~"
"우와~"

대단한 분들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했죠. 여름철에만 장사하고 나머지 시간들을 여가에 보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사장님께 정말 그런지 묻고 싶었지만 너무 바빠보여 물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번 더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때는 시간이 더 늦어서 사람이 많이 없던 때였습니다.

"사장님, 이 가게가 여름에만 하는게 정말이에요?"
"네.. 4월 말부터 10월까지 해요."

"그럼 그 나머지 시간에는 쉬시는거에요?"
"여행도 다니고 이것저것 하지요."
"이 사진들도 다 직접 찍으신거에요?"
"네~"

사장님은 이런걸 묻는 제가 오해를 할까봐 걱정하셨는지,

"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이 자리에서 20년이나 했어요, 여름에만 문을 연 것은 5년정도 됐죠."
"우와~"

정말 대단했습니다. 비결은 맛이었죠. 맛이 있으니 손님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겁니다.
겨울에 장사를 하지 않더라 할지라도 손님들은 여름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걱정이 살짝 되는것이, 지금까지는 이 근처에 충남도청이 있어서 손님들이 꾸준하게 공급이 됐던겁니다.
하지만 오래지않아 충남도청이 이전하게 될 터라 함께 이사갈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여튼 대전에 갈 때마다, 이 근처를 들릴 때마다 이 식당을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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