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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린다고 뽑았는데 국립공원은 케이블카로 망치네!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10. 6. 1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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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한숨부터 나옵니다. 4대강 개발사업 반대라고 외치면서 국민들께 표를 원했던 그들입니다. 생명을 파괴하는 사업이라 반대했던 것이죠. 그래서 국민들은 아무런 의심없이 그들을 밀어주었습니다. 또, 표가 분산될까 싶어서 여러곳에서 단일화도 했죠. 그런데 지나고 나서 정책을 살펴보니 이거 원... 혹시나 싶었는데, 그들이 말하는 '생명'은 우리가 말하는 '생명'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케이블카' 말입니다. 

오래전부터 붉어져온 케이블카 문제, 설악산 오색에서 튀어나온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문제는 개발지상주의 이명박 정부가 들어온 이후 지리산은 물론이고 속리산, 심지어 북한산까지 휘몰아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도 예외가 아니었죠. 다행이게도 한라산에서는 '한라산 로프웨이 타당성 검토 테스크포스(TF)팀'이 구성되어 환경, 경제, 사회 분과로 나누어 분석해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부정적이라는 결론이었죠. (불행히 다시 검토중입니다.)

그래서 '생명'을 중시한다는 야권후보들을 믿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곳이라면 케이블카도 당연히 반대일 것이라 생각했죠. 특히 경남도지사, 전남도지사, 전북도지사, 강원도지사, 강북구청장 등의 당선은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경남도지사와 강원도지사가 야권단일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아.. 이제 케이블카는 내가 안나서도 되겠구나...' 생각했었습니다.


| 위 사진은 설악산 권금성을 오르는 케이블카이고, 아래사진은 권금성 일대 사진입니다. 원래 이지역은 숲으로 덮여져 있었는데 케이블카로 실어올린 사람들의 발길 덕분에 이렇게 초토화되었습니다. 나무를 키워내던 표토층은 완전히 사라져버려 암반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원래이런지형 절대 아닙니다. 아래에 나무로 펜스 비슷하게 쳐 놓았는데 이것들이 이곳에 살다 죽어나간 나무들입니다.


'퍽, 퍽, 퍽!!' 

제 뒤통수 맞는 소리입니다. 역시나 였습니다. 전북지사로 재선한 민주당의 김완주 지사는 "지리산의 관광 주도권을 확고히 하기위해 남원에 지리산 케이블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작년에 말했었네요. 전남지사로 재선한 박준영지사도 작년에 지리산 케이블카 적극지원하겠다고 발언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생명'을 얘기했다니 화가치오릅니다.

믿었던 강원도지사, 강원도에서의 민주당 당선은 4대강 반대나 현 정부에 대한 반발로 당선되었는데요.(그렇죠?)  이광재 당선인 공약엔 설악산 케이블카는 물론이고 대관령에서 강릉까지 이어지는 케이블카를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설악산을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망언을 했습니다. '퍽퍽퍽퍽!!' 

정말 정말 다행인 것은 경남도지사로 당선된 김두관 당선인은 케이블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에 대해서는 확고한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에게 그것을 막을 권한이라도 있다면 확실히 막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천만다행인 것이죠. 야권단일 후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분입니다.

그리고 서울 강북구청장, 그의 정책에는 우이동 지역을 관광특화지구로 개발하고 북한산 케이블카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거 황당한 거죠. 생명중시는 눈가림의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잖아도 북한산국립공원에는 매년 100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도봉산 역에 가면 그만 좀 오라는 내용의 공익광고까지 붙어있는 상황인데 관광특화지구로 만들고 케이블카를 놓아 사람들을 정상으로 실어나르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는지!!


케이블카로 자연이 보존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만은, 케이블카를 추진하는 사람들의 인식자체가 자연을 위한 것이 아니라 '관광개발', '경제이익' 등 입니다. '걸어다니며 산을 망치지 말고 산을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에 잠시 올라 대자연을 느끼고 바로 내려오라'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카 타러가서 돈 펑펑 쓰고 오라는 것이죠. '관광'이 그런게 아니겠습니까? 돈 안쓰는 여행자(관광객)는 필요없습니다. 돈은 개발을 부르고 개발은 자연과 생명을 망가뜨립니다. (물론 전부가 그런건 아닙니다)

문제는 이 국립공원이라는 것이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을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자연공원법 제 1조에는 자연공원 지정목적에 관해 적어두었는데, '...자연생태계와 자연 및 문화경관 등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한다고 나와있습니다. 분명히 '자연'을 우선한다는 내용을 읽을 수 있습니다. 또, 지속가능한 이용을 언급하고 있는데, 케이블카는 절대 지속가능한 이용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고산지역(1500고지 이상?) 은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지역으로 케이블카 관련 시설이 들어온 뒤에 그 일대는 쑥대밭이 되고 이후 복원은 까마득하게 되는거죠. 그 일대에 살던 희귀 동식물들은 휙~ 하고 사라질겁니다. 일대에 살던 생명들이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죠. 지리산 능선 일대 방화사건 이후 아직까지도 복원이 안되는 모양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곳의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상탐방위주의 탐방문화를 바꾸는 것이지 '편리'와 관광을 내세워 케이블카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땅에 관심을 조금만 가지고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곳이 상처받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시간에 차 한대도 지나가지 않는 도로이지만 '낙후지역 개발'로 도로 확장을 한다며 멀쩡한 산을 다 깎아내고, 이미 포화상태인 것을 알지만 녹색사막이라 불리는 골프장은 아직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생명'을 생각한다면 4대강 사업 뿐만 아니라 케이블카 사업도 당연히 막아야 합니다. 20일 가량 뒤에 국립공원에다 케이블카를 마음껏 지을 수 있게하는 자연공원법 시행령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법이 통과된 이후에는, 산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설악산, 민족의 영산 지리산, 서울의 조산 북한산(삼각산)이 그저 관광지로 전락하게 됩니다. 수많은 생명들의 보금자리가 아닌 인간의 전유물로 타락하게 됩니다. 

이미 너무 망가트려 얼마남지 않은 천연지역. 그곳까지 건드려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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